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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사용에 관하여!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11-11-25

조회수213,905

페달 사용에 관하여! 

 


******바로크 시대 페달 사용법 ********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바흐에 초점을 맞추어보자.
바흐의 악기인 하프시코드는 물론 페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의 피아노로 바흐의작품을 연주할 때 하프시코드의 음향을 그대로 재현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두 악기는 이미 서로 다른 메카니즘을 통해 다른 음색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하프시코드가 챙챙거리면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투명한 소리를 만든다면, 피아노는 보다 둥글고 부드러우며레가토가 가능한 음색을 만든다.

하지만 이때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바흐의 작품이 대위법적인 기초- 각각의 성부가 대조적인 아티큘레이션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에 의해 작곡됐고 각 성부간의 대위법적인 명료성이 페달링으로 인해 흐려지면 안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일단은 손가락으로 고른 소리를 내면서 잘 이어서 칠 수 있는 테크닉이 필요하고, 손가락으로 잡을 수 없는 부분에서는 페달을 절묘하게 사용해서 페달을 썼다는 느낌을 주지 않은 상태로 레가토해야 한다.

템포가 빠른 바흐의 작품들에서는 대체로 페달의 사용을 절제하는것이 좋으나 느린 템포의 노래하는 작품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페달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페달을 사용하고 있음이 드러나서는 안된다.
또 왼쪽 페달이나 중간 페달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수 있는데 간혹 색채감의 변화를 위해 왼쪽페달을 사용할 수는 있다.

이는 특히 하프시코드에서 같은 구절을 반복할 때. 혹은 건반을 바꿔 연주하는 경우(하프시코드는 일반적으로 두 건반이 장치되어있는데 위쪽의 건반은 아래쪽 건반에 비해 음량이 작으며 반복되는 구절에서 연주자들이 두 건반을 번갈아 연주함으로써 음량의 변화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어떠한 경우에도 페달은 아주 짧게 드러나지 않게 사용하고 대위법적인 진행의 명료함을 흐리게 하지 않으며 또한 화성적 색채의 섞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원칙을 준수한다면 바로크 시대 작품에서의 페달 사용은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고전주의 시대*************
모차르트나 하이든의 작품에서는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페달을 거의 사용치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당시의 피아노가 무릎 페달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악기의 음색 때문일 것이라 추측된다.
고전주의 시대의 악기인 초기 피아노(함머플뤼겔 또는 포르테피아노)는 밝고 얄팍하면서도 투명한 음향을 가지고 있어서 현대의 피아노로 페달까지 사용하여 연주하면 음색이 너무 두터워지기 때문에 페달 사용을 기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깨끗한 텍스처와 프레이징 아티큘레이션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더욱 풍부한 음향을 위한 페달 사용은 기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느린 칸타빌레 페시지에서는 음의 건조함을 막고 윤택한 음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페달 사용은 꼭 필요하다.
예로 모차르트의 소나타 k.332-2악장에서는 페달링이 필요하다.
모차르트의 소나타 k.284에서 왼손의 한음마다 페달을 바꾸어 사용하다가 페세지의 맨 마지막마디에 가서는 두박자에 한번씩 바꿈으로써 크레센도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알베르티 베이스나 분산화음 반주가 붙은 페시지에서는 페달 사용을 절제하고 대신 핑거 페달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화음으로 이루어진 넓은 분산화음의 페시지에서는 페달을 길게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1/2페달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이든의 경우는 모차르트보다 더 대담하고 실험적인 페달링을 시도한 흔적이 보이는데 그의 소나타 Hob. x vi의 50에서는 네 마디 동안 페달을 밝고 있기를 요구하는 'open pedal'이라는 지시어가 적혀있다

이때 화성적으로 서로 부딪치는 화음으로 인해 지저분해지기는 하지만 pp안에서의 미묘한 화성적 섞임은 참으로 색다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베토벤 작품*******************
피아노라는 악기에서 페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베토벤에 이르러서였다.
베토벤이 페달 사용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는 사실이 여러 문헌에서 밝혀지고 있는 바와 같이 
악보안에서도 페달링에 관한 꼼꼼한 지시가 거의 모든 작품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학자들은 이러한 베토벤의 페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당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던 악기의 개량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고, 흑자는 베토벤의 페달 기능에 대한 새로운 요구 때문에 피아노 제작자들이 더 진보된 페달 메카니즘을 발달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베토벤의 악보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페달 기보들 (약 800군데에 이른다고 한다)은 그가 연주자들로 하여금 꼭 지키게 하기 위해 써 넣었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원전판 사용의 중대성에 관한 문제를 다시 한번 거론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많은 출판사들이 편집자로 하여금 임의대로 페달 표시를 첨삭하도록 하고 있어 작곡가의 원래 의도를 흐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좋은 출판사의 악보를 구하여 연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좋은 악보란 작곡가의 애초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악보로서 페달링에 관하여도 첨삭이 없는 것을 말한다. 현재 나와 있는 베토벤의 출판 악보중에서는 헨레가 가장 자필 악보에 충실한 것으로 되어있다.

베토벤은 오른쪽 페달을 다음과 같은 용법을 위해 사용했다.
1.베이스 음을 지속시키기 위해
2.레가토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3.집합적인 음향 창출을 위해
4.강약의 대조를 위해
5.고의적인 화성의 혼탁을 위해

바흐나 모차르트,하이든에서도 그러했듯이 노래하는 칸타빌레 페시지에서의 레가토를 위한 댐퍼페달 사용은 베토벤에서도 필수적인 것이다.
거의 소나타 작품 111-2악장에서의 페달링은 곡의 선율을 부드럽게 이어주면서도 음색을 풍부하게 해주어 칸타빌레의 효과를 배가시킨다.
가장 유명한 예가 '소나타 제 21번 발트슈타인'의 피날레 악장의 론도 A부분인데 댐퍼 페달이 
무려 8마디,4마디.10마디 동안 지속하도록 표시되어있다.
이는 베이스 음의 분명한 윤곽, 즉 지속되는 주화음과 속화음의 교대를 잘 드러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베토벤은 서른살이 채 되기 전인 1800년경부터 청력 이상 증세를 보여 왔는데. 1802년에는 청력이
극도로 악화되었으며 1822년의 페달 효과에 따른 판단은 정확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셉 바노베츠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베토벤의 외적인 청력이 약화됨과 동시에 내적 청력은 오히려 더 예민해졌으므로 그가 악보위에 표시한 페달 효과는 그가 진실로 원했던 음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나타 제 14번 월광'의 1악장은 첫머리에 베토벤이 직접 지시한 '이 악장은 전체를 통해 매우 섬세하게 댐퍼 페달을 누른채 연주되어야 한다'는 지시어를 갖고 있는데 이것을 그대로 따르면 화성이 뒤범벅되어 매우 지저분하게 들리게 됨을 피할 길이 없으므로 4/1 페달과 부분적 페달 바꿈이 반드시 필요하다.

피아니스트 홍은경(명지대학교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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